AI 반도체 뒤에 숨은 소모품 강자, 티씨케이(TCK)의 구조적 수혜와 리스크
HBM·낸드 고단화가 SiC 링 교체 주기를 앞당긴다 — 비포 마켓 지배력의 진짜 의미
반도체 산업의 화두는 단연 AI입니다.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면에 나서는 동안, 그 뒤에서 조용히 수율을 책임지는 기업이 있습니다. 탄화규소(SiC) 링 전문 기업, 티씨케이(TCK, 064760)입니다.

SiC 링이란 무엇인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 중 하나는 '식각(Etching)'입니다.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강력한 플라즈마와 화학 가스가 사용됩니다.
문제는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기존 실리콘(Si) 링이 빠르게 마모되어 수율을 떨어뜨린다는 점이었습니다. 티씨케이의 주력 제품인 탄화규소(SiC) 링은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다이아몬드에 버금가는 경도와 뛰어난 내열성으로, 극한의 플라즈마 환경에서도 장시간 내구성을 유지합니다.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는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소모품입니다.
AI 시대의 구조적 수혜
티씨케이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AI 반도체 생산 방식의 변화에 있습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여러 층의 D램을 수직으로 쌓고 미세한 구멍을 뚫는 복잡한 공정을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식각 비중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라 낸드플래시의 초고단화 경쟁 역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300단, 400단을 넘어서는 적층 구조에서는 더 깊고 정밀한 식각이 필요하고, 이는 곧 SiC 링 교체 주기의 단축으로 이어집니다. AI 투자가 늘수록 티씨케이의 소모품 수요는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증권가 리포트에 따르면 티씨케이 매출의 약 99%가 메모리향 부품이며, 이 중 낸드용 SiC 포커스링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주요 고객사는 램리서치이며, 램리서치가 GAAFET 공정 대응 장비(Akara)를 파운드리향으로 공급을 확대할 경우, 기존에는 SiC 포커스링 채택이 적었던 파운드리 공정으로도 수요처가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비포 마켓 지배력이라는 진짜 해자
특허 소송과 경쟁사 진입으로 과거의 독점 체제는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티씨케이의 핵심 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비포 마켓(Before Market)' 지배력입니다.
티씨케이는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에 부품을 직접 공급합니다. 장비 출고 시 최초 장착된 순정 부품이 이후 교체 수요에서도 기준이 되는 구조입니다. 수율 하나에 수조 원이 걸린 반도체 라인에서 검증된 소재를 낯선 대안으로 교체하는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이 선점 효과가 경쟁사 추격을 막는 실질적인 진입 장벽입니다.
Bull vs Bear 관점
🐂 Bull Case
- HBM·낸드 고단화로 식각 비중 확대, 소모품 교체 주기 단축
- 비포 마켓 선점 효과에 따른 높은 전환 비용(교체 장벽)
- 소모품 특성상 경기 사이클보다 공정 기술 진보 속도에 연동
- GAAFET 신규 장비(Akara) 확산 시 파운드리향 신규 수요 가능성
🐻 Bear Case
- 일본 도카이카본이 최대주주(과반 지분)로, 지배구조 종속성 존재
- 핵심 원재료(그라파이트)를 모회사로부터 조달하는 구조적 한계
- 특허 소송·경쟁사 진입으로 과거만큼의 독점력은 아님
- AI·메모리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소모품 교체 수요도 함께 둔화 가능
공시 데이터로 보는 재무 현황
| 항목 | FY2022 | FY2023 | FY2024 | FY2025 |
|---|---|---|---|---|
| 매출액 (억원) | 3,196 | 2,267 | 2,757 | 3,019 |
| YoY 증감률 | +18.0% | ▼29.1% | +21.7% | +9.3% |
| 영업이익 (억원) | 1,270 | 667 | 807 | 832 |
| 영업이익률 | 39.7% | 29.4% | 29.3% | 27~28%대 |
| 당기순이익 (억원) | 941 | 604 | 720 | FY24 대비 ▼2.9% |
출처: DART 사업보고서 / FnGuide 취합 · 단위: 억원, % · 별도기준. FY2025는 FnGuide 기준 확정 결산치(전년대비 증감률)로, 매출액 +9.3%·영업이익 +3.9%·순이익 ▼2.9%가 공시되어 반영했습니다.
지배구조
| 구분 | 주주명 | 지분율 |
|---|---|---|
| 최대주주 | TOKAI CARBON CO., LTD. (일본) | 50.39% |
| 2대 주주 | KC Co., Ltd. (케이씨) | 8.18% |
연혁 · 사업 흐름
리스크 점검
주목할 리스크는 지배구조와 원재료 종속성입니다. 티씨케이는 일본 도카이 카본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구조로, 핵심 원재료인 그라파이트를 모회사로부터 조달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일본 측 기술 및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는 장기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는 리스크 요인입니다.
또한 소모품 시장의 특성상 완전한 독점 지위는 아니며, 특허 소송과 경쟁사 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지루하지만, 그래서 믿을 만한 소모품 기업
솔직히 말하면, 티씨케이는 '지루하게 좋은' 기업 유형에 속합니다.
화려한 성장 스토리보다는 공정 미세화와 적층 심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산업 흐름에 올라탄 소모품 기업입니다. 소모품이라는 특성은 오히려 강점입니다. 경기 사이클보다 공정 기술의 진보 속도에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본 지분 구조와 원재료 종속성은 단순히 수치로 보이는 것보다 실질적인 제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격차를 스스로 벌려나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주가 관점에서 보면, AI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는 시점에 소모품 교체 수요도 함께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장기 보유보다는 업황과 함께 호흡하는 전략이 더 적합한 종목이라고 판단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재무 데이터는 DART 사업보고서 및 FnGuide 등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으나, 시점에 따라 수치가 변경될 수 있으므로 투자 결정 전 반드시 최신 공시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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